한국부동산이코노미 한상옥 기자 | 서울시 전체 생활밀접업종 점포수가 감소세를 보이며, 상권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2년 2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전체와 25개 자치구에서 점포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변화는 상업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 서울시 점포 3만 개 감소, 상권 약화 심화되나?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생활밀접업종의 점포수는 2022년 2분기 635,532개에서 2024년 2분기 604,590개로 약 30,942개 감소했다. 이는 약 4.9%에 달하는 감소율로, 도시 전체의 상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점포수는 같은 기간 동안 46,278개에서 43,376개로 줄어들었으며, 일반 점포수도 589,254개에서 561,214개로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는 다양한 요인에 기인할 수 있다. 첫째,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쇼핑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다. 둘째,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많은 점포가 문을 닫았다. 셋째,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등의 구조적 요인도 점포수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 중심 상권 붕괴? 서울 주요 구별 점포수 급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종로구와 중구는 서울의 중심 상업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점포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 중 하나다. 종로구의 경우, 2022년 2분기 26,452개에서 2024년 2분기 25,530개로, 중구는 같은 기간 40,029개에서 37,267개로 줄어들었다. 이는 각각 3.5%, 6.9%의 감소율로, 서울 전체 평균 감소율을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중심 상권의 약화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종로구와 중구는 서울의 역사적 중심지로서 오랜 기간 상업활동의 중심지였으나, 최근 몇 년간 대형 쇼핑몰과 새로운 상권이 다른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 역시 이들 지역의 상업 활동 위축에 큰 영향을 미쳤다.
◈ 강남·송파도 예외 없다, 주요 상권 점포수 감소세
서울의 또 다른 주요 상권인 강남구와 송파구 역시 점포수 감소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강남구는 2022년 2분기 61,779개에서 2024년 2분기 59,855개로 3.1% 감소했으며, 송파구는 같은 기간 41,941개에서 39,884개로 4.9% 감소했다. 이 지역들은 서울 내에서 상업적 활발함을 유지해온 곳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상권의 일부 영역에서 쇠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오랜 기간 동안 대형 오피스 빌딩과 쇼핑몰, 그리고 고급 주거지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의 경기 침체와 소비 패턴 변화는 이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고가 상품을 중심으로 한 상점들은 경제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아 점포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금천·도봉구, 안정적 상권 속 점포수 감소 완화
반면, 금천구와 도봉구는 상대적으로 점포수 감소폭이 적었다. 금천구는 2022년 2분기 18,496개에서 2024년 2분기 17,340개로 감소했으며, 도봉구는 12,934개에서 12,165개로 줄어들었다. 이들 지역의 점포수 감소율은 각각 6.2%, 5.9%로, 서울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나, 상대적으로 큰 변동이 없는 안정적인 상권으로 볼 수 있다.
이 두 지역은 주거 지역의 비중이 높고, 생활 밀착형 소규모 상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점포들은 지역 주민들의 일상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되어 있어, 경제적 불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소규모 자영업자들, 지속되는 점포수 감소로 위기 직면
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프랜차이즈 점포보다 일반 점포의 감소가 더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자금력과 홍보력이 약한 일반 점포들이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가 많음을 시사한다.
특히,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높은 임대료와 경쟁 심화로 인해 점포 유지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지역 상권의 다양성을 해치고, 대기업 중심의 프랜차이즈 점포만이 남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점포수 감소 대응 시급, 향후 상권 회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서울시 전체의 생활밀접업종 점포수 감소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도시 전체의 상업 활동이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서울시 상권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중심 상권의 약화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장기적으로 서울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우선,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 지원과 임대료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전통적인 상권을 보호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추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구와 종로구 같은 역사적 상권에 대한 관광 활성화 전략을 마련해 관광객 유입을 촉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새로운 상권 모델을 개발하여 점포들이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시가 상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서울시 생활밀접업종 점포수 감소는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서, 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상권 구조 변화가 자영업자들과 서울시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