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이코노미 류재영 기자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학 상권은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급격한 쇠퇴를 겪고 있다. 공실률이 증가하고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대학 상권은 점차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는 분위기다.
신촌 연세대학교 인근은 과거 활기찬 상권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곳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 12월 매각된 한 상가의 사례를 보면, 80억 원에 매입했던 건물이 53억 원에 매각되며 3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대학 상권의 구조적 쇠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신촌과 가까운 이화여대 상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때 대한민국의 대표 상권으로 불렸지만, 현재는 높은 공실률로 인해 '공실 무덤'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주요 거리의 상가들은 텅 비거나 단기 계약으로만 운영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저출산은 대학 상권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매년 수능 응시생 수가 감소하면서 대학에 대한 수요도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지방 대학들은 입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폐교 위기에 처한 곳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지역 상권은 위축되고, 이러한 현상은 해당 지역 경제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 상권의 쇠퇴와 함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권을 기피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만 집중하고 있다. 서울 강남과 같은 핵심 지역은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대학 상권과 같은 불확실성이 큰 지역은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에만 자본이 몰리는 현상을 가속화하며, 지역 간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대학교 상권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왔지만, 현재의 쇠퇴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 새로운 시각과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대학 상권과 같은 변동성이 큰 지역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 경제의 균형을 유지하고 상권을 재활성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