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위해 창업했지만 버티지 못했다”… 소상공인 폐업 속출

  • 등록 2025.03.21 17: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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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이코노미 이동혁 기자 | 국내 경기 침체와 금리·인건비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악재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소상공인들의 폐업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소상공인 수는 55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590만 명, 1998년 561만 명,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74만 명보다 낮은 수치다. 과거 경제 위기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최근 두 달 동안 약 20만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폐업을 결정했고,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도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폐업 후 재창업자, 폐업 후 취업자 및 준비자 총 8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소상공인들이 창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생계유지’가 65.4%로 나타났으며, ‘직장생활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가 45%, ‘적성과 경험을 살리기 위해’가 40.7%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창업 후 평균 영업 기간은 6.5년에 불과했으며, 그 중에서도 3년 미만 단기 폐업 사례가 전체의 39.9%를 차지해 상당수가 창업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사유로는 ‘수익성 악화 및 매출 부진’이 86.7%로 가장 높게 조사되었으며, ‘개인 사정’(28.7%), ‘신규 사업 준비’(26%), ‘임대 기간 만료 및 행정처분’(21.8%) 등의 순이었다.

 

소상공인들이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을 겪은 주된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에 따른 고객 감소’가 52.2%로 가장 많았고, ‘인건비 상승’(49.4%)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비 부담 증가’(46%), ‘임대료 등 고정비용 상승’(44.6%)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결심한 시점의 평균 부채는 1억 236만 원에 달했으며, 폐업 시 소요된 비용도 평균 2,188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에서 제공하는 희망리턴패키지, 새출발기금 등 폐업 지원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78.2%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지원 내용을 알지 못해서’(66.9%), ‘신청 요건이나 절차가 까다로워서’(21.4%)라고 답했다.

 

한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정비용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폐업을 고민하는 동료 소상공인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가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중소기업중앙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동혁 기자 leedongh1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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